[매거진 esc]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끌리는 여행 ⑤ - 시티투어 6천원만
내면 인천-영종도 일주버스에 무한정 탑승하며 최대 6곳까지 관광
< 가을 을왕리 해변은 쉬엄쉬엄 산책하기
좋다 >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하는 끌리는 여행의 패키지편을 마치고 이번에는 시티투어를 소개합니다. 전국에서 운영되는
20여개의 시티투어 프로그램 가운데 인천시티투어와 수도권 시티투어를 살펴봤습니다.
시티투어 버스를 타기 전에 미리 시간계획을 세워야 한다. 출발지와 경유지·도착지는 한정돼 있고, 제한된 버스로
여행지를 연결해야 한다.
① 6천원을 내면 하루 동안 무한정 탈 수 있다. ② 하지만 버스는
하루에 단 6차례뿐이다. ③ 시간계획을 잘 짜면 출발·도착지를 포함해 6곳을 둘러볼 수 있다.
인천시티투어 버스가 그랬다. 탑승하기로 한 버스는 공항코스. 인천역에서 출발해 모두 15곳의 여행명소를 거친 뒤
인천역에 도착한다. 그러니까 인천역을 포함해 16곳을 둘러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 하다. 버스 배차 횟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하루에 단 6차례다. 따라서 6차례의 버스를 이용해 어느 여행명소 에서 정차해 구경할 것인지, 그리고 언제 다음 버스를 탈지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 월미도에서 영종도 들어가는 배. 스낵을
받아먹는 갈매기는 그때 그대로다. >
버스가 배 안으로… 시간계획 잘 짜는 게 열쇠
인천시티투어의 출발지인 인천역. 관광안내소에서 나눠준 시간표를 보고 계획을 세웠다. 월미도는 과감히 건너뛰고,
무의도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리고 대학 시절 엠티의 추억이 깃든 을왕리해수욕장을 들렀다가 마지막에는 종점인 인천역에 돌아와 차이나타운을 가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총 3곳을 보게 된다. 시간을 촘촘히 짜면 많은 곳을 못 볼 리 없겠지만 무리할 필요 없다 생각했다.
◎ 오전 9시45분 버스가 출발했다. 평일이라 승객은 취재진을 포함해 단 세 명이다. 그나마
다른 승객은 다음 정거장 월미도에서 내렸다. 신기하게도 시티버스는 월미도 도선으로 그대로 들어갔다. 항해 시간은 20여분. 재잘거리던 엠티
대학생들은 없고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대다수다. ‘그때 그대로’는 새우깡 먹는 갈매기다. 도선은 새우깡 대신 “갈매기도 잘 먹”는다는
왕새우칩과 “갈매기 먹이용” 튀김건빵을 판다. (사람도 먹을 수 있다.)
◎ 11시10분 버스는 거잠포 입구에 우리를 떨구어놨다. 무의도 가는 배를 타는 곳이라 했는데,
800미터를 더 걸어가야 한다. 무의도 가는 배는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한다. 역시 10분도 채 안 걸린다. 무의도는 한때 영화
<실미도>의 배경인 실미도 들어가는 섬으로 유명해졌다. 지금은 호룡곡산과 국사봉으로 이어 지는 종주 등산객들의 발길로 붐빈다.
한여름 피서객들이 사라진 노란 여백에는 갈매기 떼가 무성하다. 하나개해수욕장은 소담스럽게 쌓인 모래가 예쁜
해변이다. 빈 오두막과 무지갯빛 양산, 모래냄새 나는 식수대 사이로 시티투어 버스에서 내린 방문객들이 하늘하늘 산책했다. 해변 오른편에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칼잡이 오수정> 세트장이 서 있다. 바로 옆은 펜션으로 이용된다.
하나개해수욕장에서 호랑바위를 거쳐 호룡곡산에 올랐다. 산림욕장이라는 팻말이 붙었으나 “뭐 산림욕장 씩이나” 하는
슈퍼마켓 아저씨의 말이 약간 더 옳다. 하지만 등산로에는 자그마한 계곡이 흐르고 단풍잎 같은 게들이 기어다닌다. 1시간30분이면
오르내린다.
< 을왕리 해변. 평일의 가을 해변은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 오후 3시21분 거잠포 입구에서 부라보콘을 먹다가 버스에 올라탔다. 한적하던 시티투어 버스에는 손님이 늘었다. 영종도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을왕리해수욕장에 내렸다. 을왕리는 엠티촌의 껍데기를 벗고 종합휴양레저타운 혹은 종합휴양회타운으로 변했다. 을왕리에는 수업을 땡치고
왔을 법한 젊은 대학생들과 중년의 커플들이 산책한다. 평일의 가을 해변은 이런 것일까. 고즈넉하다. 지는 해를 바라보는 구역에 벤치 가 있다.
맥주캔과 오징어 안주를 사들고 앉아있기에 좋을 듯. 돗자리를 깔고 낮잠을 자는 사람도 많다. 선녀 바위와 을왕리, 왕산리 해변을 차례로 산책해도
좋다.
< 인천역 앞의 차이나타운. 한때 화교들이
떠나며 쇠락하는 듯했으나, 이색적인 거리로 거듭났다.>
< 무의도 하나개해변. 한여름 피서객들이
떠난 자리엔 갈매기만 가득하다. >
차이나타운, 치파오에서 자장면까지
◎ 저녁 6시40분 버스를 타고 다시 인천역에 돌아왔다. 인천역 앞 언덕으로 늘어선 차이나타운에
올랐다.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 치파오를 입은 마트료시카, 거짓말처럼 부푼 공갈빵, 털을 치렁치렁 늘어뜨린 석고 사자상 앞에 서면 바다 건너
중국이 보이는 듯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9세기 후반 형성됐다. 한때 화교들이 대거 떠나며 쇠락하는 듯했으나, 2001년 관광특구 로
지정되면서 이색적인 거리로 거듭났다. 어둠이 내려오길 무섭게 1905년 자장면을 ‘개발’해 팔았다는 옛 공화춘 터, 중국식 사당인 의선당,
월병가게, 기념품점을 차례로 둘러봤다. 저녁은 이곳에서 개발됐다는 자장면을 맛봤다.
시티투어는 검소한 여행이다. 승차권 6천원에 잠진포~무의도 왕복 승선권 3천원 그리고 하나개해수욕장 입장료
2천원과 여기서 먹은 된장찌개 1인분 5천원, 공화춘의 자장면 4천원이 든 비용 전부다. 6천원으로 인천과 영종도를 일주했다.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출처
: 한겨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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